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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Classic)

[서평] Frankenstein by Mary Wollstonecraft Shelley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3. 11. 11.

아주 약하게 스포일러가 들어가긴 했는데, 책 읽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난해한 수준입니다.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이 책이 읽고 싶었던 건, 아주 오래 된 이야깁니다. 산 지 참 오래 된 책이 집에서 썩고 있어서 언젠가는 읽어야지 했습니다. 그러다가, 2016년의 어느 날, 이 책을 읽으려고 검색해 보게 된 겁니다. 이 책 꼭 읽어야 겠다. 이 책은 참 읽으면 괴물같은 대단한 책이려니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과학소설입니다. 

과학 소설. 즉 SF라 하면, 이 분야는 작가가 여자가 거의 없는데 여자가 쓴 SF라고 하니까 더 기대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막상 읽어보니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약간 실망한 감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물론 SF라는 측면에서의 실망입니다. 절대 이 책 전반적인 면에 대해서 실망을 한 것이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이 책 자체에 대해서는 실로 만족입니다. 어느 정도 시대적 한계가 있었고, 작가가 과학자가 아니다 하는 생각을 하고 보면, 뭔가 이 정도의 흠도 없는 작품이 어디 있겠나 싶습니다.

펭귄판 원서 표지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책의 구성이 아주 으뜸입니다. 액자식 구성이라는 것이 전체적으로 작품의 묘비를 잘 살려준 것 같습니다. 액자식 구성이 아니었다면, 한 사람이 일관되게 서술하는 것으로 돼 있는 전체적인 구도가 좀 단순해 보였을 수도 있는데, 액자식으로 구성하면서 뭔가 더 구성에 있어서 세련된 면을 더했다고 볼 수 있겠다 싶습니다.

이 책 자체의 구상 자체가 기발하고, 꽤 오래 전에 씌여진 책이라기에는 너무나 잘 씌여졌고 상상력이 대단하다 싶은 책입니다. 다만, 과학자적인 경험이 부족한 작가라는 느낌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들었습니다. 만들어놓은 생명체를 끔찍하다는 식으로 표현을 계속 하지만, 실험을 하다 보면 별 게 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귀여워 보일 수도 있는데, 절대로 그런 경험을 해 보지 못한 사람이 글을 썼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존재가 사랑과 애정과 교류를 갈구하는 마당에, 그가 돌아다니다가 그런 그를 이용할 사람을 못 구했다는 게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런 그를 나쁘게 이용하려는 사람은 얼마든지 존재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힘도 좋고 해서 생긴 것만 그렇지 그는 이용할 가치가 엄청 많아 보이는 인적 자원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보면, 제가 너무 계산적이고 세태에 물들어 있는 사람이지 싶기는 합니다.

본래 이 책이 짧은 글로 씌여졌다가, 작가의 남편 등 주변 사람들의 독려로 길게 써서 출판까지 갔다고 하는 말을 읽었습니다. 아마도 절대 구할 수 없겠지만, 처음의 짧은 초판본이 있다면, 아마 그 이야기는 이렇게 길게 쓴 책보다 더 재미있겠다 싶었습니다. 물론, 생각할 꺼리는 더 적고, 그 비참한 존재가 하는 말도 적을 것 같지만요.

마침내 읽어서 뿌듯하기도 했고, 너무 기대해서 약간 실망하기는 했지만, 언젠가는 꼭 읽어야 될 책을 읽었다 싶고, 시대적 한계와 작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그 한계 안에서는 참 잘 씌여진 소설책 한 권을 읽었다는 생각에, 누군가 읽으신다면, 기회되면 꼭 한 번 읽으시라고 추천을 할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한글 번역본 표지입니다. 오래된 고전이라서 저작권에도 안 걸리고 한글 번역본이 다양하게 나와 있습니다.

1818년에 초판본이 쓰여진 이 책은, 1818년에 쓰인 판형과 1831년판형으로 나뉩니다. 별다른 큰 차이는 없습니다. 이 책 안에서, letter(편지) 부분과 세 개의 volumn(볼륨)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나머지 부분은 1818년에 쓰여진 판형과 1831년에 쓰여진 것이 동일합니다. 다만, volumn(볼륨) 1 부분이 1818년판에는 챕터가 3개뿐이고, 1831년판에서는 챕터가 4개인 것이 다릅니다. 두 판형에 아주 크게 다른 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책의 두께는 대략 273쪽 정도로 300페이지에 가깝지만 약간 더 짧은 수준인데, 고전이라 그런지 제가 읽은 펭귄판은 글자가 굉장히 빡빡하게 들어가 있어서 진도가 쉽게 나가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고전인 만치 초급이신 분들이 도전하시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고전치고는 많이 어려운 편은 아니었지 싶어서, 일반적인 소설 읽으시다가 고전 도전하시려면 이 책 나쁘지 않습니다.

이 책 고전인만치 한글 번역본은 당연히 있고, 잘 팔리고 있습니다. 품절날 거 걱정하는 다른 책들과는 달리, 고전들은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여러 출판사에서 꾸준하게 출판할 확률이 높으니까요. 어떤 번역본을 골라볼까만 고민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1994년에 영화화 된 '마리 셀리의 프랑켄슈타인'의 포스터입니다.

이미 저작권이 만료된 작품이라서, 이 책의 무료 이북은 아마존 사이트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쿠텐베르크 프로젝트 홈페이지(Project Gutenberg : https:http://www.gutenberg.org/) 에서 무료 이북을 구하실 수도 있고, 리브리 복스( Librivox : http://librivox.org) 에서 무료 오디오북도 쉽게 얻으실 수 있어서 원서로 읽으실 때는 부담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슈가 많이 되는 고전입니다. 그래서 1910년에 처음 영화화 된 이래로, 자주 영화의 소재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면 영화화 된 리스트(list : 목록)이 뜨는 사이트도 있습니다. 책 내용 그대로가 아니라 변형된 형태로도 영화를 많이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Frankenstein(프랑켄슈타인)은 만들어진 괴물의 이름이 아니라, 그 괴물을 만든 과학자의 이름입니다. 그의 이름은 빅터 프랑켄슈타인(Victor Frankenstein)입니다. 그래서 성을 따서 제목이 Frankenstein(프랑켄슈타인)인 겁니다. 그가 만든 괴물은 너무 불쌍하게도 이름조차 없습니다.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딱합니다. 어쩌면 그 괴물을 만든 프랑켄슈타인이 더 괴물이고 악하고 자기중심적이고 오만하지 싶습니다. 괴물이 그 과학자 때문에 복수심에 불타서 사악해진 것이지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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