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H.G. Wells의 책인 ‘Time Machine’을 읽은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분 책을 좀 더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또 읽었습니다. 한 1년 지난 뒤에 읽었지 싶습니다.
‘Time machine’은 이전에 텔레비전에서 영화의 일부분을 봤지만, 영화와 책의 내용이 다른 편이라서, 그냥 처음 읽는 책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이미 한글판으로 읽어봤던 책이라서 이미 내용을 다 아는 줄 알았습니다. 대충이라도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이전에 읽었던 책이, 자세한 묘사나 그런 게 생략된 축약판이었나 봅니다. 결말이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만 똑같았지 앞부분과 중간의 자세한 묘사들은 아주 생소하다 못해 처음 보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읽을 때 헤매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재미나게 읽었던 책입니다.
‘Time Machine’이 앞부분에서 어려워도, 거기만 넘기만 아주 쉽게 잘 넘어갔던 데에 반해서, 이 책 ‘The War of the Worlds’는 앞부분에서는 약간 ‘Time machine’보다 쉬워서,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줬습니다.
그러나 읽을수록 계속 낯선 단어들과 자세한 묘사들이 나와서, 나름 읽어내기가 엄청 버거웠습니다. 현대어에서 쓰는 것과 쓰임새가 다른 단어들이 있었습니다. 잘 알고 있는 익숙한 단어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다시 찾아봐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읽기 어려운 만큼 더 재미도 있었던 책입니다. 세세한 묘사들이 있어서 그랬지 싶습니다. 그러나 읽고 나니 성취감이 있었습니다. 다만 재독을 하고 싶기도 하고, 어려웠다 싶어서 재독 안 해야지 싶기도 하게 만든 책입니다.
분야로 치자면 SF 라고 보시면 됩니다. 나름 공포물이랄 수도 있는 고전입니다. 1898년에 초판 인쇄된 책이라고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 나오는데, 현대 소설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 구성과 묘사력을 자랑합니다.
읽으면서, 영국 지도가 필요했습니다. 지도 없이 보면 약간 헷갈리고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지도 없이 보면서 헤매다가 결국 지도를 찾아서 같이 보면서, 처음부터 지도가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싶었습니다. 그래서 읽기 전에 영국의 상세 지도와 런던의 상세 지도를 구해놓고 읽으세요.
구해서 읽은 이북은 110쪽 짜리 이북으로 돼 있지만, 판형에 따라서는 192쪽이나 275쪽 정도로 페이지수가 다양하게 나옵니다. 킨들 이북으로는 대략 location(분량 표시하는 단위)이 2500정도입니다. 일반적인 200페이지가 살짝 넘는 책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그다지 두껍지 않은 분량이지만 book1과 book2로 나름 책 안에서 나뉘어져 있습니다. book1은 15개의 챕터, book2는 10개의 챕터까지 있습니다. 그다지 한 챕터의 길이가 길지 않은 편이지만, 특정 챕터가 한 번에 읽기가 버거울 정도로 약간 길기도 했습니다.
물론, 제가 읽는 속도가 무척 느리고, 단어를 안 외우고 그냥 막 읽기만 하는 스타일의 사람이라서, 단어가 취약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것을 감안해서, 이 책은 중급 이상이신 분들이 도전하기에 더 적합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짧고 얇고 쉬워도 이 책은 고전입니다. 그리고 고전(古典)은 고전(苦戰)하면서 보는 것이니까요.
고전(古典)인 만큼 한글 번역판은 다양하게 나와 있습니다. 이미 저작권도 만료됐겠다 고전이니까 꾸준한 수요는 있겠다 출판사에서 출간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책이니까요. 언제나 한글판 새 책을 구하실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영화화 되기도 했지만, 1938년에 핼러윈 념으로 미국 CBS에서 라디오 드라마로 했던 게 유명합니다. 라디오의 특성상, 청취자들이 실제 화성인이 침공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아마 그때 한 난리 났다고 들었습니다. 원작 자체가 재미나고 짜임새 있어서 영화든 라디오 드라마든 재미나고 생생해서 보거나 듣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여튼, 이 책 약간 어렵지만 추천합니다.
게다가 이 책은 저작권이 만료돼 있어서 아마존 홈페이지(http://www.amazon.com)나 쿠텐베르크 프로젝트(https://www.gutenberg.org)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 받으실 수도 있고, 리브리복스 홈페이지(https://librivox.org/)에서 오디오북도 무료로 다운 받으실 수 있습니다.
아래는 줄거리 간단하게 적겠습니다. 스포일러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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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을 근처에 어느 날 화성인들의 실린더(원통형)가 떨어집니다. 모두들 구경을 갑니다. 처음에 두려워서 아무것도 안 하고 볼 때는 아무 일도 없습니다. 그러나, 몇몇이 가까이 다가갔을 때 흐물흐물하게 생긴 외계인이 나오고 모두 도망칩니다.
나중에 점차 용기를 얻은 사람들은 외계인의 원통형에 가까이 갔는데, 거기서 불기둥이 나와서 앞에 있던 사람들은 다 죽고 나도 도망칩니다. 나는 아내와 보다 안전할 것으로 생각되는 사촌네 집으로 도망갑니다. 그러나 막상 도망가려니, 나도 싸워야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사촌네 집에 아내를 두고, 나는 다시 우리가 사는 동네로 가려고 길을 나섭니다.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비가 와서 진창이었습니다. 삼발이 같은 게 걸어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말을 돌려서 피하려다가 말도 그 자리에서 죽고 나는 진창에 처박혔습니다. 나는 집에 가서 위스키를 마셨습니다. 외계인의 원통 실린더에 의해서 동료가 다 죽은 군인이 집에 찾아와서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는 런던에 가서 다른 부대와 합류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아내에게 가서 더 안전한 곳으로 같이 이동할 심산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와 함께 약간의 음식을 싸들고 일을 나섰습니다. 거기서 또 외계인의 삼발이를 만났는데, 외계인이 열광선을 쏘아대서 살려고 물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물이 뜨거워져서 나왔지만 그렇게 해서 살아남았습니다. 그 와중에 화성인들 죽은 동료를 나르는 것을 보고 외계인이 무적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군인과 헤어진 뒤에 나는 목사를 만났습니다. 화성인들이 검은 연기를 쐬이고 그것을 맞은 사람들은 다 죽었습니다. 목사와 나는 먹을 것이 많이 남아있는 빈 집에서 지냈는데, 어느 날 그 근처에 외계인들이 나타났습니다. 당분간 그곳에서 은둔해야 될 것 같으니 먹을 것을 아껴먹자는 내 말을 안 듣고 목사가 너무 많이 먹어서 싸우다가, 목사는 외계인에게 들켜서 끌려갔고, 나는 석탄 속에 숨어서 살아남았습니다. 그러고 나니, 많던 먹거리를 외계인들이 다 가져가 버렸습니다. 굶주림 속에서 나는 그곳을 떠났습니다.
얼마 가다가 나는 집 근처에서 만났던 군인을 만났습니다. 군인은 외계인들이 우리보다 힘이 세니까, 우리를 가축으로 길러서 먹고 심심풀이 삼아서 사냥도 할 거라고 했습니다. 우리 중 예쁜 몇몇은 애완동물로 기르고요. 나는 인간이 그렇게 될 리가 없다고 했지만, 인간이 그렇게 다른 동물들에게 했는데, 외계인이 인간에게 그러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군인은 그런 환경에서 인간이 적응해서 살려면 지하에서 살아야 한다고 하면서 같이 땅을 파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 하고 카드 게임이나 하고 놀았습니다. 나는 뭔가 이렇게 유유자적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그곳을 떠나 런던으로 갔습니다.
그 사이에, 런던에서 공부하던 남동생은 우리 동네에 외계인이 나타난 이야기를 듣고 나를 찾아오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길이 끊겼습니다. 그러다가 도망치라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도망쳤다고 합니다. 가다가, 여자 둘이 말을 타고 간 사람들에게 남자들이 시비 거는 것을 막아주고 같이 일행이 되어서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여자들과 함께 영국을 빠져나가는 배를 타고 가는데, 화성인들이 공격해 옵니다. 이때 영국 함대가 나타나서 화성인들을 무찌르는 것을 봤다고 합니다.
내가 런던에 갔을 때, 런던에는 사람들이 많이 피난 가서 빈 집도 있었습니다. 시체들도 많구요. 어디선가 괴이한 울음 소리가 들려서 가 보니, 외계인이 울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앉아서 죽은 외계인이 둘 있고, 그밖에 죽은 외계인들을 일렬로 쭉 줄 세워서 뉘여 놓은 곳도 있습니다.
외계인들이 열심히 심어대던 붉은 색 풀도 이파리가 시들시들해서 죽어갑니다. 우리보다 과학이 발달한 외계인들을 우리는 이기지 못했지만, 그들은 결국 우리보다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 세균들에 의해서 죽어갔습니다.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아내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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