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다른 챕터북을 읽다가 Nancy Drew 시리즈를 알게 된 겁니다. 언젠가 읽었던 Babysitter’s Club 시리즈에서, 등장인물인 Claudia(클라우디아)가 너무 좋아하는 책으로 나와서 관심을 더 가지게 됐던 것입니다.
그전에도 다른 책에서 Nancy Drew 시리즈를 언급하면서 열렬히 좋아하는 반응이 있었는데, Nancy Drew가 언급됐던 그 책이 어떤 책인지는 기억이 안 납니다.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작품들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온 게 Nancy Drew series니까 당연히 저는 Nancy Drew 시리즈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못 읽고 있었던 책입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도서관에 갔다가 이 책 시리즈가 10권 꽂혀 있는 것을 보게 된 것입니다. 그것도 중간에 누가 빌려가서 빈 것도 한권 없이 오롯이 10권이 그대로 있는데, 어찌 빌려오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그래서 높은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는 챕터북이라고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그렇지만, Nancy Drwe series는 이것 말고도 있었던 것입니다.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 가서 찾아보면 Nancy Drew에는 총 5가지 시리즈가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Nancy Drew Mysteries series, Nancy Drew Files series, Nancy Drew : Girl Detective series, Nancy Drew and the Clue Crew series, Nancy Drew Diaries series입니다.
이 중에서 제일 오래 된 시리즈가 Nancy Drew Mysteries series인데, 1권이 1930년에 나왔습니다. 그렇습니다. 무려 일제 강점기입니다. Nancy Drew 시리즈 중에서도 고전격이랄 수 있습니다.
1권부터 10권만 도서관에 있길래 그렇게만 빌려서 봤습니다. 책 페이지수는 200쪽이 살짝 남 넘는, 그렇지만 대략 200쪽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굿리즈에 보면 200쪽 넘는 판형도 있는 것 같은데, 제가 본 도서관 판형들은 대충 180쪽 정도였습니다.
권당 페이지수가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10페이지 내외로 오락가락 하는 편입니다. 일반적인 챕터북보다는 길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시리즈는 챕터북이라기보다는 고전으로 분류되는 경향이 있어서 저도 고전으로 분류했습니다.
보통 챕터북들은 그림이 많은 편인데, 이 시리즈 책은 그림도 별로 없었습니다. 아마 그래서 더 챕터북으로 분류를 안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챕터북으로 많이 분류되는 책들 중에서도 200페이지 정도 되는 책들이 있는데도 말이죠. 챕터 개수는 한 책당 20개입니다. 1권부터 10권까지 챕터의 개수는 일정합니다.
한 챕터의 길이는 좀 오락가락 하는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80페이지에서 100페이지 내외의 챕터북이 10개 정도의 챕터를 가지고 있는데, 이 시리즈는 그 두 배 정도의 길이에 20개의 챕터니까, 한 챕터는 그다지 길지 않고 평균적인 챕터북의 한 챕터 길이인 셈입니다. 그렇지만, 그림이 없어서 좀 길게 느껴질 수가 있습니다. 뭔가 그림이 없어서인지 글발도 더 많게 느껴졌습니다.
단어 사용도 뭔가 고전 같이 느껴졌습니다. 이 시리즈가 챕터북이 아니라고 해도 그래도 명색이 어린이용 도서인데도 쓰이는 단어는 뭔가 좀 난이도가 있는 단어이거나, 자주 쓰이는 것과는 다른 표현으로 쓰인 단어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초급용이라고 보기에 좀 어려운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중급이나 고급이라고 보기에는 책도 많이 안 길고 서사구조도 많이 안 복잡해서 중급 수준의 책이라고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1권부터, 4권까지가 1930년에 쓰인 책이고, 5권과 6권이 1931년에, 그리고 7권과 8권은 1932년에 쓰였습니다. 9권과 10권이 1933년에 쓰인 책입니다. 그런 만큼 뭔가 이야기가 펼쳐지는 게 그 시대상이 반영돼서 좀 답답하달까 그런 느낌 적잖이 있습니다.
점잖고 고상하게 풀어나가는 편이고, 당연히 주인공은 젊고 아름답고 똑똑하고 아버지가 유명한 변호사이기까지 합니다. 어딜가나 인기 많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멋지기도 하고, 뭔가 옛날 스타일의 주인공 같기도 해서 고리타분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판형에 따라서 권당 200쪽까지 나옵니다. 한 책에서 사건이 두 가지가 나오는데, 그 두 사건을 파헤치고 보면 한 명의 범인이나, 한 무리의 범인들이 저지른 사건으로 합쳐지면서 풀리는 구조입니다. 좀 무리하게 이야기를 끌고 간다 싶은 부분도 있긴 하지만, 나름 합리적으로 굴러가기 때문에 기발하다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다른 여자 탐정이 나오는 시리즈라고 하면 Cam Jansen series가 떠오릅니다. Can Jansen 시리즈는 60쪽 정도의 챕터북이니까, 그것보다는 확실히 페이지수도 훨씬 길고 소재가 되는 사건이 더 심각한 게 나옵니다. 돌아가신 분의 유산 문제나, 다른 사람으로 위장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작권 침해를 받은 사람의 경우도 나오고, Nancy Drew 자신으로 위장한 사람도 등장하고, 귀신으로 위장된 사람이나 말 이야기, 심지어는 사이비 종교 이야기까지 다루는 소재나 그것을 다루고 비트는 것은 일반 챕터북이나 초급용 뉴베리 도서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뭔가 본격적인 어려운 책 읽기는 버겁고, 기존의 초급용 도서는 너무 유치할 것 같을 때 도전해 보실 만 할 겁니다. 뭐, 챕터북 좀 많이 읽었고, 뉴베리 초급은 읽겠다 싶으면 뭔가 더 어려운 책 읽고 싶잖아요. 그런데, 너무 어려운 고전도 힘들고, 현대물도 두꺼워지면 부담스럽고요.
약간 고전 읽는 느낌으로 읽을 만한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챕터북이나 뉴베리 아주 초급인 Sarah Plain and Tall 같은 책에 비해서는 뭔가 서사구조가 펼쳐지는 느낌이라서, 더 어려운 책과 고전 도전하기 전에 한 번 보기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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