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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Classic)

[서평] The Island of Dr. Moreau by H.G. Wells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4. 6. 27.

영국 작가 중에서 SF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타임 머신이라는 것이 그의 작품에서 처음으로 나왔으며, 투명인간도 아마도 제가 알기로는 그의 작품에서 처음 언급됐을 겁니다. 

이렇게 유명한 이 작가는 다름 아닌 H.G. Wells(에이치 쥐 웰스)입니다. 게다가 이 분 연세가 많으셔서 작품들이 모두 다 저작권이 풀린 상태입니다. 인터넷 상에서 공짜로 다운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아마존 닷 컴(http://www.amazon.com)이고, 쿠텐베르크 프로젝트 홈페이지(http://www.gutenberg.org)입니다. 만약 공짜 오디오북까지 원하신다면, 리브리복스 홈페이지(http://librivox.org)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그래서 저도  이 SF의 아버지의 작품 하나 더 읽었습니다. 그것은 ‘The Island of Dr. Moreau’입니다. 

원서 표지입니다.

H.G. Wells의 작품들 중에서 한 번 읽어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던 책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렇기에 언젠가는 읽긴 읽었을 겁니다. 집어들면 금방 읽을 수 있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읽는 데에 생각보다 좀 오래 걸렸고 진도가 잘 안 나갔던 책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작가가 조금 나이가 있다 보니, 단어가 좀 근현대 언어에서 쓰는 것과는 좀 결이 다릅니다. 같은 단어도 한 번 더 찾아봐야 하고, 안다고 생각한 단어도 다른 의미로 쓰인 것들이 좀 심심찮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지금 읽어봐도 크게 뒤쳐지지 않는 개념으로 글을 쓰고 있지만, 세세한 부분에서는 뭔가 근현대 작가들의 SF보다는 비과학적으로 책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척하면서, 어딘가 두루뭉술하거나 당대의 과학에서 알려진 것이 불명확하다거나 한 것들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뭔가 당대에는 혁신적이었을 것이라는 개념이나 표현들이, 뭔가 식상하고 상투적으로 보이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작가가, 굉장히 감성적으로 모든 사건들을 바라보는 편입니다. 과학자적이라기 보다는 시인같은 느낌이 더 드는 부분들이 좀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F의 효시를 이룬 거장의 작품이기에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었고, 앞으로도 이 작가 책은 가끔 읽을 것 같습니다. 다만 계속 이 작가 작품만 읽기에는 좀 지칠 것 같습니다. 어차피 앞서 영어 원서 읽으신 분들이 말씀하시니 대로, 고전(古典 : 옛 책)은 고전(苦戰 : 어려운 싸움) 하면서 읽는 거라고 하셨습니다.

1933년대 영화화 된 때의 영화포스터라고 합니다.

1896년 1월 1일에 초판 출간된 이 책은, 오래 된 고전이니만치 판형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그래서 판형에 따라서 그 길이도 천차만별입니다. 보통은 그림이 없는 판형은 130페이지에서 180페이지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일러스트레이트 판이라고 해서 그림이 삽입된 판형도 있다고 하는데, 이런 책들은 상당히 두께감이 있게도 나옵니다.

저는 그림이 없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림 없이 생각했을 때, 130쪽이면 챕터북 좀 긴 수준이고, 180쪽이라고 해도 200쪽이 안 되는 수준이라서, 길이는 그다지 길지 않습니다. 이렇게 길지 않은 책이 챕터수가 무려 22개입니다. 한 챕터의 길이도 그다지 길지 않아서 읽는 숨이 짧으신 분들도 읽을 만할 겁니다.

이렇게 얇은 책 두께와 많은 챕터에도 불구하고 고전인 만큼, 초급용 책으로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300페이지 짜리 소설 읽으실 수 있으신 분이 도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짧고 챕터 많다고 챕터북 읽다 도전하기에는 좀 단어나 내용적으로 버거울 것 같습니다.

오래된 고전인 만큼 당연히 한글 번역판 있습니다. 그것도 번역판이 다양한 출판사에서 다양한 번역가들이 번역해 놓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오프라인이든 인터넷이든 서점에 가셔서 입맛에 맞는대로 골라서 한글로 즐기실 수도 있습니다. 영화화 되기도 한 책이라고 합니다.

1933년에는, ‘닥터 모로의 DNA’라는 제목으로 영화가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1977년에도 이 책 내용으로 영화가 만들어졌고, 1996년에 이 책과 다른 책(Island of lost souls, 1932)을 둘 다 모티브로 한 영화가 ‘The Island of Dr. Moreau’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졌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구할 수 있는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2017년에 리처드 스탠리 감독이 영화화 중이라는 말이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지만, 아직 새로운 영화 소식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래는 이 책의 간단 줄거리를 정리한 것입니다. 
스포일러가 넘칠 것이니,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아래 부분은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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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번역판 표지입니다.

펜드릭(Pendrick)은 조난당했습니다. 같이 조난당한 두 명 중에 한 명이 몸이 약해서 먼저 죽어가고, 완전히 식량은 떨어졌습니다. 두 명 중의 건강한 한 명이 나서서, 몸이 약한 사람을 죽여서 식량으로 쓰려고 하는 와중에, 몸이 약한 사람과 다투다가, 둘 다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그렇게 홀로 남겨진 그는, 지나가던 배에 구조됩니다. 그 배에 있는 몽고메리라는 과학자가 Pendrick을 잘 돌봐줘서 살아납니다.

그런데, 몽고메리는 수행하고 다니는 사람이 좀 괴상하게 생겼고, 이상한 동물들을 배에 잔뜩 싣고 왔습니다. 동물들 때문에, 술주정뱅이인 선장과 마찰이 있었습니다. 그런 몽고메리 편에서 싸워준 Pendrick은, 몽고메리가 목적지인 섬에 도착했을 때, 선장에게 쫓겨납니다. 몽고메리는 자신이 가는 섬에 못 데리고 간다고 하다가 불쌍해서 받아들여줍니다. 그런데, 이 섬에서는 괴상하게 생긴 사람들이 너무 많고, 밤에는 막 퓨마 같은 것들이 소리 소리 지르는 방이 있습니다.

그래서, Pendrick은 이 섬의 주인인 모로가, 사람들을 이렇게 이상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자신에게도 그런 짓을 할 거라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래서 도망치고 그러는데, 야생에서 살고 있는 괴물 인간들을 보고서, 모로에게서 피해서 그냥 섬에서 살아갈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데 그들 역시 모로에게서 나온 법칙을 낭독하면서 살고 있는 모로의 지배 하에 있는 존재들이었습니다.

1977년판 영화 포스터라고 합니다.

Pendrick은 몽고메리로부터, 그는 자신이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애초에 사람들 데려다가 산채로 절단실험을 했다면, Pendrick이 배에서 쫓겨날 때, 적극적으로 데리고 오려고 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구요. 여기는 각종 동물들을 사다가, 절단하고 봉합해서 사람에 가까워지게 하는 실험을 하는 곳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도 동물들의 사람됨은 자꾸 사라지고, 동물들의 짐승적인 본능이 자꾸 다시 되살아난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기가 부족해서 산에 풀어놓고 기르는 토끼를 누군가가 생으로 잡아먹은 게 발각됩니다. 그 괴물을 벌하려고 잡으러 다니는데, 따라다니던 Pendrick은 충동적으로 그 괴물을 죽입니다. 그러다가, 자꾸 모로의 규칙을 안 지키는 괴물인간이 있자, 잡으러 갔다가 모로가 죽는 일이 발생합니다. 몽고메리와 함께 모로의 죽음을 발견한 Pendrick은, 모로가 죽은 게 아니라 변한 거고, 하늘에서 다 보고 있다고 동물들에게 말합니다.

워낙 괴물 인간들과 마음이 잘 통해서, 그들과 잘 지내던 몽고메리는 동물인간들과 같이 술먹고 놉니다. 그러나, 그들 중 일부에게 공격 당하고, 결국 Pendrick만 남게 됩니다. 개와 합쳐진 괴물이 잘 따르고, 모로가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종교적인 신념을 괴물인간들에게 넣어서 잘 지내왔지만, 점차 Pendrick 자신도 괴물인간들하고 비슷해지기도 했고, 개와 합쳐진 괴물도 죽임을 당합니다.

그러자 Pendrick은 이제 신변의 위협을 느껴서 섬을 빠져나가려고 뗏목을 만들어보지만 다 실패합니다. 그러다가, 조난당해서 죽은 사람들의 배가 해변에 오자, 그 배에 먹을 것을 대충 싣고 나섭니다. 그리고 3일만에 발견돼서 세상에 나옵니다.

Pendrick은 세상에 나와서 좋은 게 아니고, 짐승들의 섬에서 나온 게 안심이 될 뿐입니다. 사람들을 봐도, 점차 퇴화되는 동물이고 진짜 계속 사람인 것은 아닌 것 같이만 느껴집니다. 책이나 읽고 화학실험이나 하고, 목초지에서 은둔 생활을 합니다. 가끔 하고 있는 일에 꼭 필요한 전문가들이나 만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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