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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Young-adult)

[서평] The Declaration trilogy series by Gemma Malley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4. 1. 19.

이 책을 읽게 됐던 건, 추천 때문이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저한테 이 책을 꼭 읽어라 하고 추천해 주신 분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블로그나 지식인, 홈페이지 등에서 반복적으로 이 책을 추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워낙에 이 책 말고도 읽어야지 하고 적어놓은 책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읽게 된 건, 도서관에서 우연히 한글판 표지와 첫 한 페이지를 봐서입니다. 솔직히 표지 그림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한글판 번역본에서 이 책에 대해서 하고 있는 설명들이 뭔가 제게는 구미를 당기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글 번역판 표지입니다.

한글 번역판은 도서관에 한 권만 있었지만, 막상 책을 찾아보니 굿리즈(Goodreads : 세계 최대 서평 사이트)에 의하면 3권짜리 시리즈입니다. 굿리즈 말고 아마존(Amazon : 인터넷 서점 및 쇼핑몰)에서 찾아보면 그 이후에 4번째 권에 해당하는 책이 더 나온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3권 시리즈로들 많이 보는 것 같기도 해서, 그렇게만 읽기로 했습니다.

1. Declaration

3권 시리즈를 다 읽었지만, 그 중에서도 1권이 가장 재미도 나고 완성도가 좋은 책이지 싶습니다. 한글 번역본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게, 이 책을 읽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앞에서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3권 시리즈가 다 번역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1권만 번역이 돼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시리즈에서 제일 괜찮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번역본 제목은 ‘잉여인간 안나’인데, 시작부터 surplus(과잉, 잉여)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에 제목이 스포일러라는 생각까지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뭔가 영어 제목이 그래도 declaration(선언) 이라는 거창하고 근사한 제목인데, 뭔가 작품 자체의 수준이랄까 격을 깍아 내리는 것 같은 제목 선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이 제목이 최선이었을까요. 물론, 전체적인 줄거리로 보자면, 이 제목도 괜찮네 싶기도 합니다.

시리즈의 첫권인 Declaration 표지입니다. 판형이 다양해서 다른 표지로 된 것도 많습니다.

서술이 전반적으로 Surplus Anna 입장에서 전개되고 있습니다. 한글 번역본 표지에서 본 정보 말고는 자세하게 안 알아보고 무턱대고 읽기 시작해서, 앞부분에서 좀 헤맸습니다. 읽어도 내용을 파악을 못한 거죠. 결국에는 저의 필살기인 부분 재독을 했습니다. 앞에 두 챕터인가 세 챕터를 두 번 혹은 세 번 보면서, 이 책에 나오는 배경을 익혔습니다. 

일단 그러고 나면 그다지 어려운 것 없이 쉽게 잘 읽히는 책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렇지만 쉬운 책이구나 하고 무시하시면 안 됩니다. 끝까지 읽는 동안 나름대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빤하게 안 느껴지고, 읽으면서 계속 기대되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순간 순간 느리지 않은 전개에 지겨울 틈도 없이 읽었습니다. 결국, 재미와 속도가 붙고 나니, 밤새서 읽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다 읽은 뒤에, 제 느낌은 내용이 당시 중학교 올라가는 아이에게 많이 안 어려울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한글책은 중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많이 읽고 후기를 써 놓았기에 빌리라고 독려했습니다. 실제 읽은 아이의 반응도 아주 폭발적이었습니다. 디스토피안 소설인데, 쉽고 재미난 거 찾으시는 분들게 이 책 강추입니다.

2. Resistance

솔직히 2권은 앞부분에서 좀 덜 재미났습니다. 이게 아주 재미가 없고 지겹다 그건 아닌데, 좀 뭔가 재미 부분에서 많이 모자르다 싶었습니다. 작가가 1권에서 쓸 것 다 쓰고, 괜히 2권을 쓰는구나 싶었더랬습니다. 하지만 중반 넘어가면서부터인가 언제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어느 틈엔가 이 책도 푹 빠져서 읽고 있었습니다. 

막판에는 짐작을 못하게 하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건 결국 1권이나 매한가지였습니다. Anna가 1권에서 주요 서술자였다면, 2권에서는 Peter의 주로 입장에서 서술해 나갑니다. Jude라는 존재도 조금 나옵니다. 그리고 Resistance, 즉 저항의 주체도 Peter였지 싶습니다. 

고작 책 두 권 읽고 작가에 대해서 말하기는 좀 뭣하지만, 이 책 읽으면서 괜찮은 작가 만났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기대 반, 실망할 준비 반 하며서 3권으로 넘어갔습니다. 대체로 시리즈물은 첫 권이 제일 재밌었기 때문입니다.

시리즈 중 두번째에 해당하는 Resistance의 표지입니다. 판형이 다양하게 나와 있어서 다른 표지도 많습니다.

3. Legacy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시리즈는 3권도 재미납니다. 그러니 세 권 시리즈를 다 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개인적인 생각은 세 번째 책도 첫 권만 못하다는 겁니다. 그래도 나름 반전도 있고, 다 읽어갈 즈음이 아니면 앞날을 짐작하지 못하겠다는 생각도 들게 잘 짜여진 구성입니다. 

1,2권에 비해서 3권에서는 전반적인 전개에서 다소 억지스러운 점이 있었습니다. 나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서사구조를 보이는 1권에 비해서, 2권에서도 약간은 좀 부자연스러운 전개가 있었지만 워낙 재미나서 어느 정도 무시할 수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3권은 약간 더 무리한 전개가 있었다고 느껴지는 게 좀 불편할 정도였달까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반전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어서 생긴 그런 역효과 내지는 부작용 같은 측면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반전이 나름 괜찮은 시도였다고 보기 때문에 이 책에도 괜찮은 책이라는 평가는 던지겠습니다. 앞에서 나온 Anna, Peter, Jude 그리고 좀 미미했지만 다른 인물들까지 나름대로 젊은 신세대들의 관점에서 쓰여졌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이 시리즈에서 정수만 뽑아서 보고자 한다면, ‘1권만 보세요.’ 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1권 보고 나면 뭔가 아쉽습니다. 그래서 보다 보면 3권 시리즈 다 보고 싶어지긴 합니다. 난이도가 그다지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두꺼운 챕터북이나 뉴베리 약간 두께감 있는 거 소화 가능하신 분들은 다 읽을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책 두께는 대략 300페이지대라고 보시면 됩니다. 1권은 320쪽, 2권은 323쪽, 3권은 272쪽 정도입니다. 그림은 없었던 걸로 기억나고, 1권은 27개의 챕터와 2권과 3권은 각각 34개와 24입니다. 챕터 개수만 보면 1권과 3권이 비슷하고, 2권이 좀 챕터 개수가 많은 편입니다. 두께는 1권과 2권이 비슷합니다. 

3권이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책 두께도 좀 얇습니다. 전체적인 시리즈가 다 한 챕터가 그다지 길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그림이 없어서 너무 읽는 숨이 짧은 분들은 조금 힘들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극복 가능할 정도로 많이 어렵지 않은 책이다 싶습니다. 완전 초급이신 분들에게는 많이 무리한 선택이겠지만, 초급에서 중급 넘어갈까 싶은 분들과 중급 정도의 난이도의 책입니다.

1권부터 2권, 그리고 3권까지 전반에 걸쳐서 새로운 세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죽을 때 되면 죽어야지 하는 철학이 나름 관통하고 있는 책이랄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마는, 노인공경을 강조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약간 불편할 것 같은 소설이었습니다. 

이런 소설 나오기는 어렵겠다 하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한글 번역본이 1권밖에 없는 게 조금 아쉽습니다. 그나마 그것도 품절이 났습니다. 이렇게 재밌는 책이 어째서 그렇게 됐을까 안타깝습니다.

간단한 스포일러 하겠습니다.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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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중 세번째 권에 해당하는 Legacy 표지입니다.


영원히 사는 삶에 대한 소재를 가지고 쓴 소설입니다. 영원히 살게 해 주는 약이 개발됐고, 사람이 늙어 죽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영원히 사는 사람들은 아이를 낳지 않도록 법으로 정해진 겁니다. 그렇지만, 약으로 영원히 살기로 했어도 아이를 낳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아이 중 하나가 Anna인 겁니다. 

그렇게 surplus(잉여) Anna라고 교육 받으면서 수용소에 있다가, 결국 그곳을 나와서 살지만 불법적인 신분 때문에 쫓깁니다. 이러한 surplus(잉여)가 합법적인 인간이 되려면, 부모 중의 한 명이 죽었을 때 가능한 겁니다. Anna의 부모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 Anna와 동생이 합법적인 인간임을 인정받게 합니다.

합법적인 인간으로 살고 있어도, 주변이 모두가 영원히 살기 위해서 아이를 낳는 것을 포기했을 때는 참 난감합니다. 그렇게 영원히 살 수 있는 것을 거부하는 것만 해도 큰 저항(Resistance)입니다. 그래서 Peter는 영원히 살 수 있는 약을 먹는 선언을 하자고 Anna를 설득합니다. 그러나, Peter는 surplus인 여성들을 착취하고 이용하려는 것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르게 먹게 됩니다.

Anna는 영원히 사는 약을 거부하고, 결국 아이를 낳고 살고 있자니, 좀 불편하고 눈에 띄는 게 아닙니다. 주변은 온통 영원히 살기로 한 사람들 투성이고, 워낙에 그들과는 좀 다른 존재로 이미 널리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원히 사는 약에 치명적인 약점이 발견되고, 영원히 사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죽는 것에 대한 운동이 일면서 사회 분위기는 다시 원래의 모습대로 되어가려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됩니다. 물론, 일부 영원히 사는 약을 먹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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