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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Young-adult)

[서평] The Corn Grows Ripe

by 글대장장이 서야 2024. 2. 6.

이 책을 산 이유는 할인을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잘 찾아보시면 하드커버가 25000원 정도 하는 이 책의 소프트 커버 버전인 페이퍼백을 3900원에 하는 곳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정도가 아니어도 5000원 정도에 파는 곳은 많습니다. 

중고로 구하시면 2000원에 파시는 분도 있네요. 하여튼, 저는 할인하면 사대는 그 버릇 때문에 이 책을 샀던 걸로 기억합니다. 막상 사서 보니 약간 실망을 했던 게, 책 두께가 너무 얇아서 금방 읽게 될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그렇게 얇은 책이라는 것이 이 책을 다른 책보다 먼저 읽은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얇습니다. 88페이지입니다. 책의 골자인 이야기 부분 빼고, 남미쪽 언어 정리해 놓은 것이 한 5쪽 정도 되니까, 그것을 빼면 83페이지인 셈입니다.

이해 가십니까? 이 책의 두께만 보면 거의 챕터북 수준인 겁니다. 게다가 그림까지 군데 군데 많이 나옵니다. 챕터수는 무려 15개! 이 정도 두께의 챕터북에 비해서도 챕터가 많은 편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아! 이 정도면 그냥 챕터북처럼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구나!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뉴베리 은딱지 책입니다. 그렇습니다! 뉴베리 수상작은 아니지만 최종심까지 올라갔던 책이라는 것입니다.

원서 표지입니다.

1957년에 뉴베리 최종심까지 올라간 것 말고는 기타 다른 수상이나 최종심까지 오른 기록은 없는 책이지만, 하루 뚝딱 읽고 뉴베리 책 한 권 읽었다고 자랑할 수 있는 책이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한 3일은 읽었던 책입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잉카 문명이 사라진 지역의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 암시가 중간에 두세 번 나왔습니다. 그 지역에서 옥수수 키워먹으면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담하면서도 극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뉴베리 수상작에서 흔히 나오는 성장소설입니다. 주인공이 소년인데, 결국에는 한 남자로서 한 가정의 위기를 잘 지켜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읽으면서 큰 위기나 그런 게 없어서 좀 줄거리가 밋밋하게 느껴졌습니다. 박진감이나 긴박감 찾으신다면 이 책은 아닙니다. 그냥 읽으면서 저는 편안했습니다. 특별히 문제될 이야기는 없지만, 옛날 이야기라서 남자 여자 역할 구분하는 말이 좀 많이 나옵니다. 요즘 정서에는 여자든 남자든 반발할 꺼리가 있는 책입니다.

옥수수를 재배해서 먹고 사는 걸 보니, 옥수수가 주식인 것 같은데 우리랑 농사 짓는 방법이 많이 다르네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살아가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 읽힐 만한 좋은 책이었다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대체로 문장이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습니다. 읽는 데에 오래 걸린 건, 중간 중간에 나오는 남미 지역의 언어가 낯설어서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적응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려서 힘들었습니다. 책 말미에 그런 단어들만 모아놓은 곳이 있습니다. 그리고 단어가 본문에서 처음 나왔을 때 잘 설명을 해 주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다 보면 잘 모르는 문화권의 말들이라서 좀 답답했습니다. 이해도를 높이려고 중간에 찾아보다 보면, 글의 흐름이 끊겼습니다. 그런 단점이 있었기에, 어학학습용으로는 별로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영미권 이야기만 읽다가 읽어보니, 새롭고 참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같은 남미 쪽이라서 그런가, 영화 ‘코코’도 생각이 좀 나고 그랬습니다. 물론 그쪽 문화하고도 또 좀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이 쓰여진 게 1956년이라서 그런 점도 있겠다 싶습니다.

이 책은 한글 번역본도 영화화 된 것도 찾지는 못했습니다. 뉴베리 은딱지 책들도 한글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왜 그런 게 없나 생각해 보니, 좀 오래 된 책이기도 하거니와 내용이 큰 재미가 없어서인 것 같습니다. 남녀차별적인 요소도 있구요.

아래에 줄거리 쓸테니, 스포 당하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아래는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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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re(티그리)라는 소년의 아버지가 사고로 심하게 다쳤습니다. 그래서 가정에서 남자 역할을 아버지 대신에 해야 할 처지가 됩니다. Tigre네 동네 사람들이 사는 방법은 옥수수를 길러 먹고 살아오고 있었습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먼저 울창한 숲을 벌목을 해서 나무를 쓰러뜨립니다. 강렬한 햇볕에 쓰러뜨린 나무들은 바짝 마릅니다. 그러면, 그 일대에 불을 질러서 나무를 쓰러뜨린 곳을 비옥한 토지로 만드는 겁니다. 

그런 다음에 그곳에 옥수수를 심으면 옥수수가 쑥쑥 자랍니다.그 옥수수를 따서 한 가정이 그해 먹고 사는 겁니다. 그리고 이 일이 바로 남자가 하는 일이라는 겁니다. Tigre는 힘겹게 그 일을 해 내서 가정의 위기를 넘기는 게 이 책의 줄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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