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처음 썼는데 대박이 난 소설, ‘Savvy’이 이어서 쓴 ‘Scumble’도 읽어보았습니다. ‘Savvy’에 비해서는 좀 정신산만해 보이긴 했지만, 더 박진감 넘치는 부분도 있고 너무 재미난 겁니다. 그래서, ‘Savvy’를 읽고 이 시리즈 끝까지 가 보자 했던 마음이 더 굳어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 Savvy series의 마지막이자 세 번째 책인 ‘Switch’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읽어보니 잘 읽었다, 이 작가 글 잘 쓴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Savvy시리즈를 모두 읽었습니다. 자랑하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이 시리즈는 세 권 다 재미났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완성도 측면에서 보자면 ‘Savvy’가 제일 나았던 것 같습니다. 뭐가 제일 재밌었냐 하는 것도 역시 1권이죠. 그렇지만, 2권인 ‘Scumble’이나, 3권인 ‘Switch’가 한참 딸리냐? 아닙니다. 둘 다 ‘Savvy’ 못지 않게 재미납니다.
어떤 면에서는 더 박진감이 넘치는 느낌이 듭니다. 약간 더 뭔가 작위적이다 싶은 설정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고, 어거지로 끼워맞춘 건가 싶기도 한 부분이 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너무 재미났습니다. 이 작가, 내공이 상당한 분이구나 싶었습니다.
Savvy 시리즈는 장르가 환타지인만큼 이 마지막 권인 ‘Switch’도 어디로 튈지 모르겠는 책이라서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며 박진감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책 한 권 속에 지루할 틈 없이 에피소드들이 꽉 차 있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나고 신나고 일상탈출이 됐던 책이었습니다. 어떻게 정리하려고 이렇게 일을 벌리나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작가가 능수능란하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하면서, 앞에서 있었던 갈등구조 다 해결하고 깔끔하게 끝나는 책입니다.
Savvy 시리즈라고 해서 앞권을 꼭 읽어야 된다 그런 책은 아니구요. 약간 연결은 되지만 책 내에서 설명도 좀 나오고, 앞의 두 권을 모르고 읽어도 괜찮을 책입니다. 물론, Savvy 시리즈는 같은 세계관에 바탕을 둔 책이라서 앞권을 읽으면 혼란을 느끼지 않고 더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savvy’가 ‘상식, 요령, 지식’이라는 뜻이지만 이 시리즈에서는 초능력에 가까운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switch’는 ‘전환, 전환하다, 바꾸다’ 정도의 뜻이 있습니다. 책 제목만으로는 내용이 짐작이 안 됐지만 읽다 보면 곧 알게 됩니다.
신나고 기발한 책이라서, 이 책이 1권인 ‘Savvy’처럼 한글로 번역 좀 돼야 한글로도 즐길 수 있을텐데, 아직 번역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세 권 시리즈를 너무 재미나게 읽어서 영화로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아직은 그런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이 책 두께는 판형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368쪽입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면 글발도 좀 큼직큼직하게 느껴지고 뭔가 빨리 빨리 넘어가서 300쪽 안 넘는 책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챕터 수도 34개나 됩니다. 한 챕터 당 10쪽 내외라고 보시면 되겠는데, 챕터가 길이가 일정한 게 아니라 챕터가 좀 짧다 싶은 건 많이 짧고 길다 싶은 것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 챕터가 길어봤자 20쪽 정도니 긴 것도 많이 길다기 보다는 보통 길이입니다. 나름 챕터수가 많아서 읽기에 많이 힘들지 않습니다. 다만 챕터북 읽다가 읽기에는 좀 읽는 숨이 길게 느껴질 수가 있습니다. 어려운 문장이 나오거나 꼬이거나 긴 문 장 없어서 읽기에 평이합니다.
다만 은근히 긴 문장이 더러 나옵니다. 그래서, 초급에서 중급 넘어가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챕터북 수준에서 바로 넘어오긴 조금 힘들 수 있고, 200페이지 정도의 초중급 도서 읽으실 수 있는 분들이 무난히 읽기 좋습니다.
아래는 이 책의 줄거리입니다. 스포일러 심하게 있으니 원치 않으시는 분은 아래는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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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psy가 마트에서 친구 엄마 쫓아다니면서 비누를 못 사게 하려고 하는 것으로 책이 시작합니다. 결국 Gypsy는 비누를 몽땅 수조에 넣어버립니다. 그러나, 아빠만 곤란해지고 친구 엄마는 어딘가엔가 남아 있던 비누를 사가서, 집에서 그 비누를 밟고 넘어져 다칩니다. 그렇습니다. Gypsy는 13살이 되어, savvy(일종의 능력, 초능력에 가까움)가 생겼는데, 그게 미래를 보는 겁니다.
Gypsy가 눈이 나빠지기도 했고, 이 savvy를 없애려고 안경까지 쓰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안경을 벗고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과거와 미래가 눈앞에 보이는 겁니다. 그러나, 과거를 보는 것은 물론 미래를 보는 것도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봤던 미래 중에서 안 좋아보이는 것을 바꾸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Gypsy는 자신의 미래를 보게 되는데, 아주 유치하게 옷을 차려 입은 노인이 돼서 한밤중으로 시간이 멈춰있는 시계탑에서 떨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 모습을 보고 안 떨어지게 하려고 하다가 그만 보게 됩니다.
savvy를 가지고 있는 엄마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친할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이제 불평불만 투성이에다 아빠만 좋아하고, 나머지 가족들을 다 싫어하는 할머니를 집에 모시고 와서 같이 살아야 합니다. 전에 같이 살던 외할아버지의 방은 이제는 친할머니에게 줘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 당황해서 그런지, 완벽하게 잘 하는 savvy를 가지고 있었던 엄마는 갑자기 다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savvy를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Gypsy의 savvy도 갑자기 시간을 멈추는 것으로 전환(switch)되고, 안 보이는 능력을 가지고 있던 Samson(삼손)은 갑자기 불을 낼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13살이 안 된 동생. Tucker(터커)는 어마어마한 거인이 될 수 있는 savvy가 생깁니다. 그리고 그 동생이 부순 집을 수리해야 돼서 아빠는 집에 남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가족들이 할머니를 모시러 갑니다.
할머니댁에서, 아빠가 집을 수리하고 가족들을 데리로 올 동안 같이 지내게 됩니다. 할머니는 엄마가 만들어준 샌드위치는 안 먹고, 옆집 사는 Samson 또래의 여자아이인 Nola가 만들어준 참치 샌드위치만 먹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식료품을 사러 나갔다가 실종되고, 할머니도 창문 밖으로 도망쳐 나갑니다. 예전에 어릴 때 못 갔던 무도회에 간다면서 나간 할머니를 찾아서, Samson과 Gypsy는 Tucker와 Nola까지 데리고 Nola의 엄마 차를 끌고 가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할머니를 찾는 과정에서, Gypsy는 자신과 생일이 같고 또래인 Del이 다른 또래 두 소년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을 보고, 시간을 멈춥니다. 그런데, 이제 보니 Del도 Gypsy가 시간을 멈췄을 때 다른 사람들처럼 멈추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할머니도 Gypsy와 생일이 같아서 시간을 멈춰도 움직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Gypsy가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유치하게 차려입은 노인은 바로 치매 걸려서 무도회 가려고 차려 입은 친할머니였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할머니가 무도회가 있을 거라고 했을 때, Del을 괴롭혔던 몇몇 나쁜 소년들도 무도회란 말에 반색하고 학교로 갔습니다. 그래서 Gypsy와 Del은 거기서 그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그러나, 가다가 만난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들도 물리치고 Gypsy는 할머니를 무사히 구해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Nola네 차가 완전 망가지지만, 할머니와 Gypsy는 친해집니다. Nola와 Samson도 친해지고요. 그래서, 앞으로 할머니와 함께 지낼 일이 덜 힘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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